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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05/2016 밴쿠버 첫 날  (0) 2016.03.07

March/05/2016

2016 CIES @Vancouver

밴쿠버로 가는 비행기 안




미국에서 언제까지 있을지 모르고, 한국에서 오기에는 멀다는 생각을 하며 CIES에 프로포절을 냈다. 

또한 2016년 3월이면 논문도 어느정도 정리가 되었을 거란 상상을 하며, result를 발표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다만, 그 상상이 아직 현실화 되지 않은 것이 아쉽다. 


얼마전 고등학교 시절 친구와 연락을 하며, 마음이 많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때 함께 공부하고, 기도하고, 예배하던 친구. 고3 시절,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함께 별을 보며 운동장을 한참 빙빙 돌았던 시절, 그 어깨동무가 가져다주는 따뜻한 위로의 감촉이 아직 남아있는 고운 내 친구. 


오랫만에 연락한 친구는 많이 힘들어하고 있었다. 직장인인 그녀는 아직도 논문으로 끙끙대고 있는 나보다는 더 안정적이고 행복하게 살고 있으려니 했는데, 여러가지 삶의 문제들로 위축되고, 어두워보였다. 기분전환하자-는 의미로 밴쿠버에서 만나 여행을 하기로 했다. 함께 나눌 이야기들, 오랜 친구가 줄 수 있는 위로, 밤 새워 떠올릴 옛 추억들에 두근두근, 기대가 많이 되었다. 그러나 일주일도 채 남겨두지 않은 이번 주, 그 친구가 올 수 없게 되었다고 연락을 해왔다. 많이 아쉬웠다. 


무엇보다도 너무 바빠서, 혹은 급한 일이 생겨서라기 보다는 - 내적으로, 외적으로 많이 힘든 것이 오지 못하는 이유여서 더욱 그랬던 것 같다. 그 힘듦을 나누었으면, 손 잡고 예배드리러도 가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많이 웃었으면-하는 기대들이 있었기에. 그 친구가 처한 환경에서 잠시나마 떨어져 나왔으면-하는 마음이 있어서 더욱 아쉬웠고, 또 그를 위해 길게 잡은 여행 일정을 홀로 보낼 것이 아쉬웠다. 


여행을 길게 떠나기에 앞서, 늘 준비할 것들이 많다. 

내가 없이도 일주일이 잘 지나가도록- 시험지도 복사해놓고, 라이드도 부탁하고, 맡은 일들을 여기저기 분산했다.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했고, 잠도 모자라 피곤했는데 오전에 한글학교에서 남수 선생님이 만들어온 딸기 케이크를 먹고 아이들의 투정어린 허그를 받으니- 없던 힘도 조금씩 솟아올랐다. 사랑하는 언니의 배웅, 사랑하는 교회 지체들의 잘 다녀오라는 메세지를 뒤로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1 MSN_ DEN 구간의 기억은 초반 5분과 마지막 5분이다. 

둥실- 비행기가 떠오르자 꾸물꾸물한 하늘은 어디갔냐는 듯이 새파란 하늘과 양떼같은 구름이 펼쳐졌다. 

친구가 여행루트를 다 짜기로 했었기에 밴쿠버에 대해 교통, 갈 곳, 먹을 곳 아무것도 모르고 비행기에 오르는 것이 내심 불안했는데, 마치 걱정 말라고 토닥여주시는 듯 했다. 사진을 찍고는, 정신없이 잠들었다. 


마지막 5분. 눈을 뜨니 창밖은 온통 사막이다. 손가락을 내밀어 글씨라도 쓰고 싶을만큼 끝없는 모래밭이 펼쳐져 있다. 언젠가 전공학회가 덴버에서 열렸을때 프로포절 accept률이 매우 높았다고 하던데. 밭과 산 밖에 없어서라고 했었다. 공항 왼편엔 동그랗게 생긴, 신기한 밭과 모래사장이 높낮음 없이 펼쳐져있고,  반대편 쪽에 있는 높은 산들이 우뚝 서 있었다. 


덴버에 내려 비행기에서 공항으로 가는 좁다란 통로에서 우리 weekly seminar에 오는 친구 한 명을 발견했다. 곧 있어 또 한명, 그 친구의 친구까지 또 한명. 총 네 명이 덴버에서 상봉했다. 같은 비행기인줄 몰랐구나!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비행기 대기시간을 nerdy한 이야기들을 즐겁게 나누며 심심치않게 보냈다. 공항에서 도심으로 갈 방향도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잘되었다. 


#2 DEN-YVN

야경이 시작되는 즈음의 저녁 비행기이다. 


하나님은 나를 잘 아신다. 

미국에서 참석한 여러 학회. 그리고 스위스 콜로키움에 참석하기 위해 유럽을 여행하면서 하나님께 조른 이야기들이 몇개 있다. 하나는 이제 체력이 조금씩 딸리면서 유스호스텔이 아닌, 호텔 같이 조금은 편한 곳에서 학회를 지냈으면 하는 것과, 이제는 홀로 여행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인생은 혼자 사는 것이라지만, 고등학교부터 지금까지 줄곧 가족과 떨어져 살다보니. 그리고 그 사이 참으로 수 많은 여행을 혼자 하다보니, 조금씩 누군가와 함께 여행하고 싶어진다. 홀로 사색하는 여행도 물론 의미있고, MBTI검사에서도 늘 introvert가 최고치로 나오는 나는 홀로 생각하는 시간이 부족한 여행은 오히려 힘들기도 했다. 그러나 혼자 걷고, 공부하고, 밥먹고, 이동하는 삶을 오래 살다보니 굳이 홀로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매일의 일상이 홀로 하는 여행이다. 


그러나 아직은 하나님의 ‘그 때’가 아닌가보다.

하나님은 내가 누구보다도 하나님과 깊이 대화하기 원하시는가보다. :) 

그렇다면야 좋다. 주님, 말씀하소서 :) 


하나님은 이 여행에, 무슨 계획이 있으실까. 

이리저리 생각하고, 기도하다 성경을 펼쳐 읽었다. 


묵상훈련 co멘토링을 하고 있기에 멤버들이 읽고 있는 본문을 읽었다. 

로마서 4장, 그리고 사도행전 4장. 


로마서를 먼저 읽는데, 마음에 말씀이 잘 와닿지 않았다. 

나에게 어떤 말씀을 하시려는 걸까. 믿음으로 값없이 의롭다 칭함을 받는 것에 대한, 그 은혜에 대한 내용이다.

잠시 덮어두고, 음악을 들으며 읽기 위해 셀폰을 꺼냈다. 


어떤 음악을 들을까요. 

이리저리 폴더들을 살펴보다 메신저 다운로드 폴더에 낯선 파일이 하나 보였다. 

2015년 9월 20일, KHJ라고 파일명이 되어있었으나, 누가 보내준 파일인지 모르겠다. 


중년의, 그러나 맑은 목소리의 목사님이 시구를 읊어주시면서 설교를 시작하신다. 

포기하지 말라. 쉬어는 가도 좋다. 그러나 포기하지 말라는 내용이다.

나는 할 수 없다는 말이- 세상의 그 어떤 욕설이나 비난보다도 영혼을 병들게 하는 말이라고 한다. 


그렇게 목사님은 느헤미야에 대해 이야기해 나가신다.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며 기도하며 기다린 느헤미야. 

그의 기다림을 묵상하도록 하신다. 


삶의 고난이 가져다주는 조급함과 불안함에 뒤덮히지 않고, 

당장 내 지혜로 대안들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라.

인간의 방법이 아닌, 하나님의 방법을 사용하도록 준비하라. 

기도하라- 그 기도가 나로 성령이 내 삶에 하나님의 시선을 알 수 있는 지혜를 줄 것이다. 


오늘 나에게 하시는 말씀이다. 

여러가지 기다림의 시간 안에 처한. 내게 하시는 말씀이다. 


졸업을 기다리고 있다. 매디슨에서 언제쯤 떠날 수 있을까, 이제 서서히 지쳐가는 모습도 발견한다. 

그러나 느헤미야처럼 하나님의 때를 기다렸으면 좋겠다. 

기도로 그 기간을 채워나갔으면 좋겠다. 

준비하신 그 때가 오면, 기회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등불을 준비하고 기다리는 지혜로운 처녀의 비유처럼- 오늘의 나를 살아갔으면 좋겠다. 


#3 

친구들과 택시를 나눠타고 유스호스텔에 도착해서 짐을 풀었다. 

Philadelphia, SanFrancisco, DC 등의 호스텔에 가봤지만 가장 자유롭고 신나는 분위기다. 

내가 조금 더 어렸으면 더 흥겨웠겠지만-ㅎㅎ


1층은 pub & dining area다. 오전엔 식사를 제공하고, 저녁엔 레스토랑 & 펍이 된다. 

4인 1실인 작은 침대에 몸을 누이고- 부은 다리를 쉬게 한다. 

내일은 갈릴리 교회란 곳에서 예배를 드리려고 한다. 주실 은혜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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