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주 사랑이 감기 때문에 병원에 갔었다. 의사 선생님은 감기와 더불어 배가 아프다는 사랑이를 보고 배를 통통 두들겨보시더니 가스가 많이 찼다고 하셨다. 단걸 많이 먹은 걸 어찌 아셨는지, 딸기, 사탕, 과자, 초코렛 등등.. 우리가 주말에 먹은 것들을 주르르 나열하셨다. 그러고는 단 걸 많이 먹으면 가스가 차고 배가 아프니, 과일도 설탕이 적게 든 것을 먹으라고 당부하셨다.
평소에도 초코렛이나 사탕을 잘 주지 않는데, 가끔 주말에 허락한 것이 조금 문제였던 거다. 게다가 할머니 할아버지는 관대하셔서 더 많이 주시다보니, 아이들은 조부모님을 통해 사탕이나 아이스크림, 과자를 틈틈이 얻어먹곤 했다.
그 이후 수요일, 축구를 마친 아이들에게 할머니가 수고했다며 초코맛 웨하스를 주었나보다.
사랑이와 소망이가 단걸 먹으면 배가 아프다고 했는데, 할머니가 괜찮다며 먹으라고 했다. 그러자 소망이가 사랑이를 보며 한마디 했다.
소망- 너 할머니를 믿니?
사랑- 당연히 안믿지. 할머니는 항상 다 괜찮다고 하면서 단걸 주잖아. 너는?
소망- 나도 할머니를 안믿지. 엄마가 단걸 먹으면 배아프다고 먹지 말라고 했잖아.
할머니는 그 말을 듣고 서운하시기보다 너무 웃기셨나보다. 가족들에게 그 이야기를 하면서 여섯살 아이들의 입에서 이런 이야기들이 나왔다는 사실을 신기해하셨다. 그러면서 왜 엄마말은 진짜고, 자기 말은 가짜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셨다.
그런데 할머니는 사실, 소소하고 작은 거짓말들을 많이 하신다. 누가 잡으러 온다, 엄마가 뭘 준댄다 등의 말 말이다. 이런 말들은 당장 아이들에게 밥을 먹게 하거나, 울음을 그치게 하는 말이었지만, 아이들에게는 할머니 말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나보다. 어느날은 사랑이가 이렇게 물었다.
사랑- 엄마, 할머니는 왜이렇게 거짓말을 잘해요?
ㅎㅎ 귀여운 녀석들이다.
#2
가끔 퇴근을 하고 오면 할머니 집에서 나를 맞이하는 아이들은 얼굴을 보자마자 사랑의 말들을 쏟아낸다.
소망- 엄마! 엄마는 얼굴이 왜이렇게 예뻐요? 공주님 얼굴이에요!
이런 말들은 회사일에 지쳐 피폐한 나에게 주는 샘물같은 언어들이다.
내 얼굴이 어떠함과 상관없지, 나를 향한 아이들의 반가움과 사랑, 그리움과 기쁨의 언어들이다.
나도 우리 아이들에게, 더 많은 사랑의 말들을 쏟아주고 싶다.
질책이나 훈육의 말이 아닌, 사랑의 언어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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