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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만 만져온 노인들에게 색, 선, 형의 도화지를 경험하게 해주는 것. 

도시에 비해 더 연결되어있을 것 같은 상상을 주는 '시골'의 마을

그러나 실은 일상의 피로로 더 단절되어 있다. 


서울에서는 너무나 평범한 재능이, 시골 노인과 

격리되듯 떨어져있는 장애인들에게는 접하기 힘든 재능이다. 


서로를 마주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표현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해주는 것. 


바리스타의 기술. 

그림. 

미디어. 


도시에서는 넘쳐나는 기술, 

그러나 너무나 큰 문화자본화 된 삶의 특성들. 


기억해두고 싶은 뉴스다.

언젠가 하고 싶은, 이야기하고 싶은, 달려가보고 싶은 일이다.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0906.html


농촌에서 꿈꾸는 ‘때깔’ 나는 삶

: 충남 홍성으로 귀촌해 그림과 커피로 농촌 노인·장애인 돕는 황선미·장원석씨 부부


이동권은 장애인만의 결핍은 아니었다. 시골 마을의 버스는 저녁 7시면 끊겼다. 차를 가진 이들이 부지런히 움직여야 노인들은 겨우 모일 수 있었다. 누군가 ‘발’을 자처하지 않으면 흩어져 있는 시골 노인들은 얼굴을 마주할 수 없었다. 만나더라도 다 같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다.


부부는 농촌 노인들이 ‘조금 덜’ 외롭도록 그들의 발과 다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가진 것’을 더듬어봤다. 입시미술을 가르쳤던 황선미씨의 재능은 물론 그림이었다. 할머니·할아버지들에게 그림을 가르치고 그림을 매개로 한 활동을 모색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장원석씨는 바리스타 교육을 받았다. 이웃과 커피를 나눌 수 있었다. 서울에서는 너무 평범해서 재능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것들이 시골 노인들에겐 접하기 힘든 재능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황선미씨는 그렇게 문화 비영리 단체 ‘때깔’을 꾸렸다. 경쟁이 아닌 공존을 이루며 이웃과 ‘때깔 나게 아름다운 삶’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을 담았다. 부부는 주위를 둘러봤다. “도시의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열패감과 무력감으로 농촌으로 온 청년들”이 있었다. 황선미씨는 “당신의 평범한 ‘그림 그리는 손’이 이곳에서는 큰 재능이 되고, 당신의 ‘포토숍 하는 손’이 이 마을에선 큰 쓸모가 될 것”이라고 그들을 설득했다. 부부의 이야기에 청년 5명이 마음을 열었다. 


2013년 황선미씨는 홍성의 할머니·할아버지들에게 “같이 그림을 그려보자”고 제안했다. 그가 시골 노인들에게 도화지와 펜을 쥐어주는 계획을 설명했을 때 마을 이장들은 고개를 저었다. 한가로이 그림을 그리기에 농사일은 고되고 바빴다.


..

때깔은 마을을 차례로 돌며 캐리커처 수업(3개월 과정)을 열었다. 수십 년간 흙만 만져온 홍성의 노인들이 난생처음 연필을 들고 흰 도화지를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때깔이 만들어낸 것은 노인들이 서로를 마주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었다. 처음엔 주저하던 노인들이 수업 시간을 기다리고 예상외의 솜씨를 보이며 그를 놀라게 했다. 이웃들은 서로의 얼굴을 그리며 자신의 삶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누에 치랴 논일 밭일 하랴 아이들이 어떻게 자랐는지도 몰랐다”는 이옥자(75)씨도 때깔을 만나서야 겨우 시간을 짜냈다. 그림이라곤 “소학교 다닐 적 마지막”으로 그렸다는 그가 캐리커처를 배우며 이웃의 얼굴 선이 모두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어떤 사람은 둥그런데 다른 사람은 아주 뾰족해. 다 저마다의 모양과 빛깔을 갖고 있더라고.” 그림을 계기로 그는 마을 일에도 열심히 참여하게 됐다. 최근 열린 마을잔치에선 ‘해가 달이 된 오누이’ 인형극의 할머니 역할을 맡았다.


도화지 위에선 각자의 사정과 삶의 굴곡이 ‘평등하게’ 만났다. 3년간 때깔을 거쳐간 노인이 100여 명에 이른다. 


황씨가 그림으로 노인들과 만나는 동안 장씨의 관심은 시골의 장애인들에게 향했다. 카페를 운영하다 알게 된 홍성여중 목련반(특수학급) 교사와의 인연이 출발이었다. 목련반 학생들에게 바리스타 과정을 가르치면서 문화·편의 시설에서 격리된 농촌 장애 청소년들의 삶에 시선이 갔다. 그들과의 만남을 계기로 한 장애인 복지관의 바리스타 교육 컨설팅을 맡게 됐다. “서툰 저를 이해해주고 마음을 연 친구들이 ‘안녕’이란 문자를 겨우겨우 찍어 보내줘요. 장애 청소년들이 주는 뭉클함이 이 일을 포기하지 않게 하는 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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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읽고 기쁘다. 

한때, 문학에 빠져들었다가 다시 그곳에서 헤어나오기로 결정했던 날이 있다.

소설을 그만 읽기로 마음먹은 날이 있다. 


이 기사를 읽고 다시, 문학이 그리워진다.

자극적이고 감각에 의존하는 문학

어지러운 인터넷 뉴스 제목과 같이 화려한 빈 껍데기 같은 문학이 아닌, 

일상의 향기와 손때를 담은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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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ap from: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469&aid=0000116321&sid1=001

[삶과 문화] 일본의 노숙인 문학상


... (생략)


근래 보기 드물게 문학상 관련 화제가 요란스러운 즈음에 아주 소박한 기금 모집 소식을 접했다. 제4회 길거리 문학상(路上文學賞) 개최를 위한 모금운동으로 2010년 사진작가 다카마쓰 히데아키(高松英昭)와 작가 호시노 도모유키(星野智幸)가 시작했다. 그 동안 150편이 응모되었고 현역 노숙인, 노숙 경험자, 인터넷카페 난민, 각종 시설에서 생활하는 사람 등 아주 다양한 사람들이 정성스럽게 쓴 원고를 보내왔고, 그 중에는 손으로 쓴 글들도 많다고 한다.
‘길거리 문학상’ 홈페이지 사진.
이 상은 길거리 편집자라는 자원봉사자들의 협력으로 운영된다. 길거리 편집자들은 유인물을 만들고 노숙인 거주 구역을 돌아다니며 문학상 응모를 독려하고 글쓰기에 도움도 준다. 또 SNS를 통한 홍보 선전활동도 열심이다. 덕분에 NHK, 아사히신문 등의 미디어에서 당선작을 자세히 소개했으며 이들 중에는 작가 데뷔를 한 이도 있다. 지금은 세라복(일본 학생 교복) 시인으로 유명한 도리이(鳥居)는 초등학교 중퇴가 학력의 전부지만, 신문을 주워서 독학으로 문자를 배웠다고 한다. 부모의 자살 후 노숙생활을 했지만 나카조후미코상(中城ふみ子賞)을 수상하면서 단카(短歌)라는 시의 영역에서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새로운 스타일의 문학자가 탄생한 것이다. 주요 문예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문학판에 인터넷 시대 문학이 새로운 가능성을 던져준 것이다.

문학 연구자로서 나는 이 새로운 현상에 매우 고무되어 있다. 이 상을 제정한 소설가 호시노는 “단순히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돈을 빌리고 도움을 요청할 인간관계를 잃고 또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할 여유마저 잃고 생의 끝까지 밀려났을 때 노숙인이 된다”며 “노숙인을 비참한 이미지로 단편화시켜 동정의 대상으로 삼거나 사회적인 쓰레기 취급해 사회 정화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동 설립자인 다카마쓰의 노숙인 사진집은 그들의 행복한 일상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그러면서도 노숙인들은 이런 순간을 남에게 보이려 하지 않는다라고 한다. 비난 받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길거리 문학에서 만나는 다양한 일상은 지금 우리 삶의 중요한 모습이다. 문학은 한 시대와 사회의 거울이므로, 우리 삶의 어떠한 모습도 문학행위이며 고귀한 것이다. 지금 일본 문학계와 출판계에서는 거대 자본과 프로 문예지가 만드는 순문학의 예능적 변질과 모금행위를 통한 무자본 또는 길거리 편집자가 만들어내는 문학의 순수성ㆍ본질성 회복이라는 두 가지 실험이 진행 중이다. 그래서 문학은 살아있다.

고영란 일본 니혼대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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