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언어

2024년 4월 8일. 둥이 48개월.
#1
소망이가 잠자리에 누워 나를 바라보며 작게 말했다.

”엄마 오늘 나는 어린이집에서 밥먹을때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서 엄마가 보고 싶다고 아무도 안들리게 말했어요.
그리고 낮잠 시간에 엄마가 나오는 꿈도 꿨어요. 엄마랑 여행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는 꿈을 꿨는데요.
그리고 친구들이랑 놀이할 때 엄마가 언제오나.. 빨리 나를 데리러 왔으면 좋겠다고 친구들이 들리지 않는 소리로 작게 말했어요.“

작게 한마디 한마디 하는데, 워킹맘은 마음 한켠이 무너져내리는 것 같다.
늘 할머니가 데리러가는 아가들은, 엄마가 데리러왔으면 하는 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지만
가끔은 자기 전에 이렇게 이야기한다.


“엄마 회사에서 내가 어린이집에 있을때 나한테 전화 많이 했어요?“
”아니, 엄마는 전화는 안했지.“
”왜요?“
”응 엄마는 전화를 하지 않아도 회사 마치고 정해진 시간에 오니까.“
”엄마 나는 마음 속에서 하트를 많이 많이 만들어서 엄청 크게 만들어서 엄마한테 보냈는데요.“
요새 어린이집에서 엄마가 많이 보고싶었나보다. 우리 작고 예쁜 아가가.


#2
주말에 시어머님과 공원에서 누가 꺾어다 버린 보랏빛 꽃을 발견하고,
“엄마는 꽃을 좋아하니까 엄마를 갖다 주어야겠어요” 라며 들고 왔다.

작은 꽃다발이 시들어, 국그릇에 물을 담아 넣어두었더니 몇개는 살아났다.
내가 “소망아 이것봐 꽃이 살아났어. 보라색 꽃이 너무 예쁘다.”고 했더니 소망이가 말했다.
“엄마 엄마가 나를 낳아준게 너무 감동스러워서 내가 엄마를 위해 준비한 꽃이에요.”
어느새 커서, 이런 감동을 준다.  이 작은 아기가.

#3
2024년 4월 6일 금요일. 둥이 48개월.
할머니가 놀이터에서 둥이들과 놀다가 선거유세 차량이 지나가는 소리를 듣고 사랑이에게 협박(?)을 하셨다.
”저거 봐. 할머니 말 안듣고 친구 때리고 그러면 잡아간다고 방송하잖아.“
그러나 사랑이가 대답했다.
”아닌데요? 그건 이재명 대표가 우리동네에 인사하러 오는 거라구요!!“

그 정치인 이름은 언제 외웠니.. ㅎㅎ
이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한번 두번 가족들이 이야기하며 빵터졌더니, 이제 소망이는 텔레비전 뉴스를 보며
“저 사람이 한동훈이죠?” 하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미디어가 무섭다.
엄마 전화번호도 못외우는 아가들이 정치인들 이름을 외우니 말이다.


#4
2024년 4월 11일 둥이 48개월
갑자기 와락 엄마를 껴앉는 소망이.
“엄마는 내 보물!“

내 보물같은 아이야, 사랑해.

#5
2024년 4월. 기저귀를 떼다.
둘다 할머니집 할머니방에 아기 변기를 두개 놓고
텔레비전을 보며 응가를 시도하고 있었다.

소망이는 이미 응가성공을 두번이나 했고 사랑이는 아직도 기저귀에 집착하는 중이었다.
그런 사랑이에게 소망이가 한 말.

“나도 처음엔 무서웠는데 용기를 가지고 한번 해보니까 괜찮았어. 너도 용기를 내봐! ”

너무 귀여운 아가들.
평생 서로를 격려하는 형제로 자라렴, 우리 둥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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